현재 황우석 교수 사태는 최악의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줄기세포 진위 논쟁에만 너무 치우치다 보니 정말로 꼭 잡아야 할 주범들을 모두 놓쳐버렸다. 검찰 조사에선 이 주범들에 대해서 한 마디도 언급이 없을 것이다. 겉으로 드러나는 놈들이 아니라서 그렇다. 하지만 오히려 황우석 교수나 다른 관련자들보다 더 책임이 중하고, 이번 기회에 반드시 책임을 묻고 사회적으로 해결해야 할 이슈들이었다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더 아쉽다.
언론
황우석 교수 사건에 우리가 그토록 관심을 가졌던 이유는 무엇이었던가? 황우석 교수가 언론을 통해서 이미 국민적인 스타가 되었었기 때문이다. 33조의 환상, 이제 곧 불치병 환자가 치료될 수 있을거라고 떠들어댄 언론이 아니었다면, 이 사건이 이렇게 전국민적인 관심사가 되었을까? 피디수첩도 황우석 3부작 마지막 편을 통해서, 언론의 황우석 관련 보도들을 날카롭게 비판한 적이 있다. 프레시안 강양구 기자도 언론의 지난 보도들을 비판했었다.
그런데 지금 상황은 어떤가? 언론들은 어물쩍 넘어가고 있다. 지난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선 아무런 반성도 없이, 줄기세포가 진짜냐 가짜냐 이 얘기만 하고 있다. 이런 언론의 행태가 계속되는 한, 제 2의 황우석 사건은 언제라도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대학
대학원의 조교들이 받는 말도 안되는 비합리적인 처우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그리고 황우석 사건에서도 이러한 관행 속에서 생겼을 거라고 의심되는 일들이 한 둘이 아니다. (여자 연구원들의 난자 제공, 전혀 참여하지 않은 사람들의 논문 공저자 등록 등등) 심지어 황우석 교수는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는 인터뷰에서 자기 팀 연구원들을 병풍처럼 대동하는 기막힌 퍼포먼스를 보여주기까지 했다. (솔직히 저 장면에서는 황우석 교수는 제대로 된 인간으로 보이질 않았다)
이런 대학 내의 비민주적인 관행들이 이번 기회에 다 까발려지고, 조금이라도 개선되는 모습이 보여지길 바랬다. 사회가 전반적으로 민주화, 탈권위화 되고 있는 이 시점에 아직도 그런 시대 분위기에 역행하고 있는 대표적인 곳이 바로 실제로는 지성의 요람이 되어야 할 대학이다. 이번이 이런 것들을 사회적 이슈로 만들 절호의 기회였는데, 상당히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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